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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 같이 잘 살면 안 될까요?

by 사막 곰 2022.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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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구글 이미지, 기생충

극과 극의 삶을 사는 두 가족의 만남

 반복되는 실패를 겪은 가장 '기택'과 대학 입시에 수차례 실패한 후 백수로 지내고 있는 아들 '기우'와 딸'기정',

그리고 잘 풀리지 않았던 운동선수 출신의 아내'충숙'으로 구성된 4인 가족은 모두 백수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우는 친구 '민혁'의 소개로 성공한 사업가인 '동익'의 딸 다혜의 과외 선생님으로 취직합니다.

기우는 동익의 아내 '연교'를 통해 막내아들 '다송'의 과외 선생님도 구한다는 말을 듣고 동생 기정을 소개합니다.

그렇게 동익의 집으로 취업한 기우와 기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아빠 기택을 운전기사로 취업시키고

기존 가정부였던 문광을 대신해 엄마 충숙을 취업시키게 됩니다.

 

정당한 방법은 아니었지만 가족 모두가 취업에 성공했다는 기쁨을 누린 것도 잠시,

전 가정부 문광이 다시 집으로 찾아오면서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을 알아버린 문광은 기택의 가족 입장에서 숨겨야 하는 존재가 되었고,

자신들의 비밀을 숨기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 사고는 더 큰 사고를 낳게 되고 결국 가족 모두가 흩어져지네야 하는 상황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공생이 어려워진 각박한 시대를 말하다

 2019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현시대를 주제로 많은 작품 활동을 했던 '봉준호' 감독의 작품입니다.

영화[설국열차]에서는 부와 권력에 따라 서열화된 우리 시대 계급 문제를 주제로 했고,

영화[옥자]에서는 공장식 축산 시대 속에 고통받는 동물들의 문제를 주제로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주제가 되는 영화[기생충]은 부자와 빈자가 함께 살아간다는 '공생'이라는 것 자체가

'공상'에 가깝다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설정도 매우 정교합니다.

주인공 가족들의 모습은 마치 우리 옆집이나 옆 동네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가족이고

두 가족 모두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4인 구성 가족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살아가는 방식과 경제적 수준은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일상에서는 만날 일도 엮일 일도 없어 보입니다.

감독은 '과외 면접'이라는 상황을 만들어 두 가족을 연결하고 발생하는 갈등으로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서 악인이 없습니다.

몇 번의 사건들이 터지면서 좋지 않은 결과들이 발생하지만,

등장인물들 중 그 누구도 악한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상생과 공생을 바라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이것은 개인의 의지나 잘잘못과는 관계없이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시금 '함께 잘 산다'는 의미를 생각하게 합니다.

 

이 두 가족을 통해 말하는 계층의 차이는 단순히 내용에서 뿐만 아니라 연출하는 방법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난한 기택의 집은 낮은 동네에서도 반지하에 위치하고 있지만

부자인 동익의 집은 높은 동네에 있고 대문을 통과해도 계단을 올라가야 집이 나옵니다.

동익의 집으로 가는 길은 오르막과 계단으로 계속해서 올라가는 모습으로 표현되고

기택의 집으로 가는 길은 반대로 계속해서 내려가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이런 가난과 부를 나누는 지형적 위치는 폭우 장면에서 더 뚜렷하게 두 계층을 나눕니다.

같은 폭우가 내렸지만 부자인 동익의 집은 평화로운 밤이었고,

가난한 기택의 동네는 침수되어 집을 잃게 되는 밤이 됩니다.

다음날 기택의 가족들은 피난소에서 동네 사람들과 눈을 뜨지만,

동익의 가족들은 주변 지인들을 모아 파티를 하며 아무렇지 않은 일상을 이어나갑니다.

양극화된 사회를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

두 가족은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로 많은 것을 공유합니다.

같은 집에서 생활하고, 같은 차를 타고, 같은 방에서 함께 공부합니다.

상생과 공생의 삶을 원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고 어느 순간 기생의 처지로 내몰리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부정적인 단어로 인식되는 '기생충'이라는 영화 제목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봉준호 감독은 극과 극으로 양극화가 진행되어 가고 있는 우리 시대의 슬픈 코미디일 수도 있다고 영화를 평가했습니다.

현실에서는 두 가족이 만날 수 있는 동선이 그렇게 많지 않지만,

과외 선생님이나 가사도우미 같은 직군은 양극단을 만나게 할 수 있습니다.

두 계층이 만나 어느 한쪽도 악한 의도를 품고 있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틈이 보일 경우

두 경제적 계층은 균열을 맞이하게 되고 상생할 수 없는 관계로 끝이 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신분과 계급을 양극단의 만남으로 들어내어 표현하고,

관객에게 경제적 계급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적다 보니 우울해지는 건 기분 탓이겠죠?

지금까지 영화[기생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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