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고지전] : 싸우는 이유를 잃어버린 전쟁

by 사막 곰 2022. 3. 17.
반응형

출처 : 구글 이미지, 고지전

전쟁영화가 아닌 전장영화

 2011년에 개봉한 영화 [고지전]은 감독의 의도대로 전쟁영화라기보다는 전장영화라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매일 주인이 바뀌는 고지를 배경으로 전쟁에 참여한 병사들의 생각과 전쟁터의 삶을 깊이 있게 보여줍니다.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잊어버렸다"는 극 중 북한군 중대장 '현정윤'의 말처럼

전쟁을 일으킨 사람에게는 역사일지 모르겠으나,

전쟁을 수행한 병사들에게는 상처고 아픈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

 

영화는 전쟁터에서의 삶을 조명합니다.

신임 중대장의 오해로 발포된 총성에도 별 관심 없이 하던 일을 이어나가는 중대원들의 모습은,

전쟁터가 그들의 일상이고 익숙해진 장소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함께 대화를 나눴던 동료가 오늘 전투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해도

그렇게 슬프지 않고, 진지를 구축하다가 시체를 발견해도 아무렇지 않습니다.

 

얼마나 죽음이 익숙하면 이런 삶에 태연할 수 있을까요?

 

영화 [고지전]은 볼거리가 많은 영화입니다.

저는 만약 당신이 이 영화를 본다면, 주인공들의 모습 뒤에 있는 풍경들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전쟁터에서 살아남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과 전쟁으로 사라진 자연을 보시길 희망합니다.

여기보다 더한 지옥이 없어서 아직 살아있어

 1953년 2월, 휴전협상이 난항을 거듭합니다.

매일 같이 '고지'의 주인이 바뀌면서 남측이 주장하는 휴전선과 북측이 주장하는 휴전선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치열한 교착전이 한창인 고지들 가운데, 동부전선 최전방 '애록고지'에서 적과의 내통이 있다는 정보가 입수됩니다.

방첩대 중위 '강은표'는 상부의 명령을 받고 조사를 위해 동부전선으로 향합니다.

 

애록고지에 도착한 은표는 그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친구 ‘김수혁’을 만나게 됩니다.

유약한 학생이었던 수혁은 2년 사이에 이등병에서 중위로 특진해 악어중대의 실질적 리더가 되어 있었고,

그가 소속되어있는 악어중대는 명성과는 달리 군기가 풀어져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은표는 방첩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악어중대에서 전투를 준비합니다.

 

노련한 악어중대의 작전으로 애록고지를 재탈환하게 되고 은표는 방어진지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북한군과의 내통이 있다는 정보의 실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나름의 사연이 있었고 전쟁에 익숙해진 친구 수혁의 모습에 은표는 괴로워합니다.

항복 의사를 밝힌 북한 군인을 죽이는 모습과,

북한 저격수에게 동료를 잃는 과정에서

같은 전쟁을 경험하고 있지만 전쟁을 대하는 두 사람의 태도는 다릅니다.

 

동료들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군법도 위반하는 수혁은

자신을 비난하는 은표에게 말합니다.

"그놈의 남성식은 어제도 죽었고 오늘도 죽었어"

"남성식을 죽인 건 내가 아니라 전쟁이 죽인 거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여서 지옥에 가야 하는데, 여기보다 더한 지옥이 없어서 아직 살아있었던 거야"

 

전쟁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은표와 수혁의 가치관은 두 사람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줬을까요?

그리고 수많은 전투에서 살아남은 악어중대 병사들은 마지막 전투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요?

역사는 반복된다

 이 영화를 주제로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최근 국제사회를 공포에 밀어 넣고 있는 전쟁 때문입니다.

지난 2022년 2월 22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특별 군사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우크라이나에 선전포고를 했고,

국제사회의 비난속에도 결국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습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억압받고 폭력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독립시키기 위해

전쟁을 시작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죄 없는 우크라이나의 시민들을 죽이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어른들이 치르고 있는 전쟁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한 건물에 아이들을 대피시키고 건물 양쪽으로 '아이들'이라고 적어서 위성에서도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군대는 이 건물을 미사일로 파괴했습니다.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쟁은 어떤 목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폭력과 공포입니다.

지난 전쟁 역사에서 배울 수 있었듯이 전쟁은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 가장 비인간 적인 행동이며

이번에도 그 명확한 사실을 러시아 군대를 통해 알게 됩니다.

과거 전쟁을 주도한 지도자들처럼 푸틴 역시 같은 역사를 반복할 것입니다.

 

이미 러시아의 푸틴은 이번 전쟁에서 졌습니다.

 

국가는 스토리로 탄생되고 유지됩니다.

푸틴은 러시아의 스토리를 전쟁으로 만들어가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하나 된 시민들의 모습과 그들을 버리지 않은 지도자들의 모습으로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스토리는 우크라이나의 미래에 자부심이자 성장 동력이 될 것입니다.

 

푸틴은 러시아를 망치고 있지만, 다행히 러시아 시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지지하고, 러시아의 지도자들에게 수치스러운 전쟁을 끝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부 러시아 군인들도 정당하지 않은 전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처럼 하루라도 빨리 전쟁이 끝나고,

두 나라 시민 모두에게 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