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드라마 추천 [나의 아저씨] : 함께 살아간다는 변화

by 사막 곰 2022. 7. 29.
반응형

출처 : 구글 이미지, 나의 아저씨

나의 삶이 불행한 이유

평소에도 SNS를 잘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 중에서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편집해서 보여주는 곳이라 그런가 모두 하나같이 잘 산다.

나 스스로의 현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빛나는 다른 삶을 보고 있자면 괴롭다.

 

같은 이유로 언젠가부터 인기 예능 <나혼자산다>(나혼자 잘 산다)를 보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라도 가려 보지 않으면 비교하며 살 것 같아서 자기 방어기제가 발동하는 것 같다.

지난 3년 동안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졌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왜 그런가 그 구조를 들여다보면 평범한 사람 누구든 현타가 올 수밖에 없다.

어차피 달라질 것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하루, 한 달을 살아가는 욜로(You Only Live Once)족이 된다.
그들의 SNS는 너무도 빛날 것이고, 그것을 보고 현타가 온 또 다른 욜로족이 생겨난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것 같지만
어쩌면 우리는 어두운 현실에서 하루하루 견뎌내기 위해 필요한 행위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기 각자의 삶이 무겁고 어두운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있다.

혹자는 이 드라마를 인생 드라마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걸러야 한다는 주장하지만,
나는 이 드라마를 통해 충분한 위로를 받았고 내일을 위한 용기도 얻었다.

자세한 드라마 줄거리는 적지 않을 생각이다.
내가 이 드라마를 사랑하는 이유를 적어보려 한다.

드라마의 내용, 카메라 채도, 조명, 음악 등 뭐하나 밝은 구석이 없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당신이 지금 매우 우울한 상태라면 시청을 하지 않거나 드라마 마지막 회만 보길 바란다.
(물론 마지막 회의 진한 감동은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결핍을 대하는 방법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나오는 등장인물 모두는 자신의 삶에 결핍이 있다.
그 결핍은 등장인물에 따라 다르게 해소된다.

대기업에 다니는 박동훈(이선균)은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지만
고학력자 백수인 형과 한때는 유망했던 영화감독 출신의 백수 동생,
그리고 노쇠하신 어머니를 챙기느라 결혼생활에는 여유가 없다.
회사에서는 본의 아니게 사내 정치의 대상이 되어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이런 박동훈은 생활환경이 불우한 이지안(이지은)을 부하직원으로 만나게 되면서 시들한 삶에 변화가 생긴다.

 

부모님 없이 몸이 불편한 할머니와 어렵게 살고 있던 지안의 삶은 전쟁 그 자체다.
거동이 어려운 할머니를 모실 수 없을 만큼 바쁘게 일해도 부모님이 남기고 간 빚은 간단한 식사도 꿈꿀 수 없게 한다.
가끔 찾아와 지안을 괴롭히는 빚쟁이는 이제 너무 익숙한 일이다.
그래서일까 늘 날이 서있고 눈치도 빠르고 돈이 될만한 일은 무엇이든 한다.

이지안은 박동훈을 상사로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하게 된다.

다른 캐릭터들도 인생이 쉽지 않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자신들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이유를 찾는다.

한 동네에서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친구들은 어느새 중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때와 다름없어 보인다.

 

대단한 위로는 없어도 서로를 살피는 마음으로 서로를 위하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개인적으로 나에게도 필요한 순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그런 순간들이니깐.

 

나에게도 많은 결핍이 있다.

드라마를 통해 이 결핍들을 인정하고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변화는 인정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하니 나는 변화할 준비가 되었다.

 

변화하는 삶이 전하는 감동

변화하는 이지안의 모습을 보면서 '생활환경'이 개인의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꼈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믿고 있는 나에게, 그 이유가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환경에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은 내심 의문이 들었지만 반갑기도 했다.

 

드라마 후반부에 등장하는

지안이와 할머니의 대화 장면에서

할머니를 떠나보내야 하는 지안이가
"앞으로의 삶을 잘 살겠다"라고 다짐하는 마음과
어린 손녀를 홀로 두고 떠나야 하는 할머니의
"참 다행이다"라고 안도하는 마음이 슬프지만
뭉클하고 기뻤다.

박동훈에게서는 배울 점이 많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저런 사람이 진짜 어른이구나,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다 아무것도 아냐”
이 짧은 문장이 평소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때마다
불만을 표현하며 격하게 반응했던 나에게
익숙해지는 법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이 드라마를 한마디로 "따뜻한 드라마"라고 정리하고 싶다.

누구든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이 드라마를 추천한다.

 

끝으로 박동훈의 다짐으로 리뷰를 마친다.

 

우리 모두 파이팅.

 

다 아무것도 아냐
쪽팔린 거, 인생 망가졌다고 사람들이 수군대는 거,
다 아무것도 아냐.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나 안 망가져.
행복할 거야.

 

댓글